롸드레터 4월호 마지막 편지입니다.
서른 분의 독자분들께 어떤 이야기를 전하며 마지막 인사를 드려야 할지 고민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여러분께 현시점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전해드리자 정했습니다.
사실은 롸드레터시즌2를 시작하며 많은 부담감이 앞섰어요.
3년 전에 했던 시즌1이 그렇게 흥하지 못했고, 이번 시즌2 역시 그런 수순을 밟는게 아닐지 두려웠습니다. 왜 그런 말 있잖아요. 인간은 또 똑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는.
그런데도. 또 시작해 버렸지, 뭐예요
누군가 시키지도 않은 연재 노동의 지평을 열었습니다.
지긋하게 나이가 든 서른 중반쯤이되다 보니 성장과 변화를 두려워하는 자신이 안타깝더라고요. 그래서 내가 무엇을 잘 할 수 있는 사람인가 돌이켜보니 난 그래도 지금껏 항상 무언가를 쓰는 사람이 아니었나 싶었습니다. 글로써 세상에 도움이 되고 싶었달까요.
그런 이유로 지금도 블로그에 도움이 되고자 하는 글들을 남기고, 지인들에게도 좋은 정보 글을 매일 카톡으로 보내보고 있습니다. 내가 보낸 정보들이 정말 몇 명의 사람에게 도움 다운 도움이 된 걸지는 모르겠습니다. 때로는 나의 정보를 그들에게 '강요'한 게 아닐지 내심 미안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난 이렇게 생겨먹은 사람인걸? 이란 생각을 요즘에서야 하게 되었습니다. 예민하고 섬세한 감성의 자신을 부정하고 싶었는데 이젠 제법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최근까지 제게 있어 성공은 사회적 인정이었어요. 이것은 매우 마약 같아서 더욱더 깊게 빠져들게 되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한때 온라인을 위한 오프라인 삶을 살아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책을 읽고, 매일 아침 모닝 페이지를 써보며 진짜 성공은 타인의 인정으로부터 자유로운 상태임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굳이 변명, 해명, 설명, 합리화하지 않고 그대로 자신을 표현하고 상대방 역시도 있는 그대로 존중하려 노력 중입니다. 잘나고 뛰어나서의 존중이 아닌, 존재 이유만으로도 조건 없이 존중하려 합니다. 예수님이 그랬듯이요.
예전의 나는 꽤 유니크했고 나만의 글과 사진 스타일이 있었습니다. 근데 요즘은 그저 누군가의 앵무새가 되었다고밖에 생각이 되지 않아요. 부끄럽지만 SNS에 멋진 사람이 보이면 그 사람의 말투와 사진 구도나 표현을 따라 한 적이 많아요. 담백한 어투로 말을 늘어놓고 우아한 사진을 몇 장 올린 뒤 라이크 세례를 받을 때면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럴수록 누군가 원하는 내가 되기 위해 애쓰다 정작 자신을 잃어버리게 되어감을 느꼈어요. 그래서 요즘은 구려도 괜찮으니, 나의 날 것의 생각과 글을 쓰자, 사진을 찍자. 라는 생각으로 롸드레터를 시작한 걸지도 모릅니다.
일곱 번의 글을 통해 얼마나 제 이야기를 전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매번 두려운 맘으로 백지 앞에 앉아 의식의 흐름대로 글을 완성해 나가며 알 수 없는 해방감을 느낍니다. 누군가의 뉴스레터처럼 완벽한 감동을 주는 글은 아니겠지만 클롸드라는 가면 속에 숨어있던 자신을 털어놓는 경험은 짜릿합니다. 제겐 여전히 털어놓고 싶은 이야기가 많습니다. 커피에 대한 이야기, 카페를 열며 가졌던 에피소드, 삶에 대한 생각, 사랑을 향한 여정들, 여행지에 대한 이야기 등 앞으로도 계속 하나둘씩 써 내려 가려 합니다.
얼마나 많은 분들이 저의 여정에 함께 해주실지 모르겠습니다. 내심 유지혜 작가나 이슬아 작가처럼 나 역시 뉴스레터로 돈 좀 벌면서 글밥 좀 먹어보자 했지만, 글을 써 내려갈수록록 그들만큼 노련함인 글을을 대하는 진정성이 부족하다고 생각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제 길을 갑니다.
왜냐면 우리는 모두는 존재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사랑받고 존중받을 가치가 있어요.
유명한 누군가처럼 되지 않아도 됩니다. 사회적인 성공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우리 자신만의 행복을 찾아, 그렇게 뚜벅뚜벅 걸어가면 됩니다.
앞으로도 클롸드는
실패하고 상처받는 게 두려워 도전조차 하지 않는 삶보단
상처투성이의 도전하는 삶을 살 것입니다.
이 글을 읽는 당신도 역시 그러길 기대합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방식대로, 각자의 삶을 살아가길 응원합니다.
한달 동안 롸드레터의 구독자가 되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몇몇 분들은 5월호로 이어 인사 드리겠습니다.